아이뱅크
거짓말 하는 아이, 속 마음 이해하기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요즘 부
쩍 거짓말로 핑계를 많이 댑니다.
숙제를 잊어버리고 안 해놓고도
선생님께는 할머니 댁에 다녀왔
다는 둥 빤히 보이는 거짓말로 상
황을 모면하려 하는가 하면, 일기
를 안 쓰고는 선생님께서 일기장
을 안 내주셨다고 진짜라며 큰소
리로 대들다시피 합니다. 크게 야
단을 치고 매를 들어도 그 때 뿐
이라 걱정입니다. 정직한 아이로
성장하도록 거짓핑계 대는 습관
을 고쳐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요?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하는 거짓말의
종류에는 관심을 끌기 위한 거짓말,
소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거짓말, 나
쁜 의도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 위
한 거짓말, 자기방어를 위한 거짓말 등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경우 어떤 상태에서 어떤 거짓말을 하는가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어떤 때, 누구에
대해, 어떤 내용의 표현을 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죠. 표면적이 아닌 아이의
진짜마음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거짓말이라면
즉시 이에 대처해 주어야 합니다.
이 아동의 거짓말은 남을 속이려는 거짓말이라기보다는 엄마의 꾸중이나 간섭을
피하려는 의도가 강한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엄마가 아이를 혼내는 빈도나 태
도를 일단 되돌아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거짓말 자체보다 엄마와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아이와의 현재관계를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아이의 입장을
헤아려 주기보다는 무조건 야단치는 양육태도와 엄마 마음에 들지 않는 아동의 행
동이 반복되면, 관계가 악순환되어 아이는 갈수록 반항적이 되고, 엄마는 아이가 점
차 미워지게 됩니다.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엄마와 아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머니께서는 부모
교육을 받거나 아이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시고, 아이에게는 현재 아이가
엄마에게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점검하여 그 심각성에 따라 대처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생활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불성실한 태도가 용납되면 안
이한 생활방식이 습관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생활을 버텨주는 큰 기둥인 책
임감과 신뢰감에 대해 알려주고, 경쟁할 때 규칙을 무시한다든지, 하지 않고도 했다
고 하는 행동들은 잘 짚어줘야 합니다.
솔직한 아이로 성장시키려면, 부모가 대화의 창을 활짝 열어두어야 합니다. 거짓말
을 할 때 위협하는 것은 도리어 아이가 또 다른 거짓말을 하거나, 자신에 대한 부정
적인 이미지를 갖게 할 수 있으므로 진실을 말할 때 선입견 없이 대하고 마음을 잘
받아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부모 자신이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컨대 ‘다음
에’, ‘이번에는 꼭’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지요. 아이는 대부분 부모
의 말을 믿고 기다리는데, 그렇지 않은 경험들이 쌓이면 거짓말이나 책임감, 신뢰감
등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신뢰감을 배반하는
것’이라든지 ‘신뢰하는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예리한 생활감각을 키
워주는 것이 거짓말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오미경
한국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이화여대 아동발달심리학 박사. 아동 상담 및 치료
분야에서 다년간 강의 및 임상경험이 있으며, 현재 뇌의 구조와 메커니즘에 대한 이
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심리학적 접근을 시도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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