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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느리게 키워도 얼마든지 공부 잘할 수 있다

자녀는 느리게 키워도 얼마든지 공부 잘할 수 있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신의진 교수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및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자녀교육론을 표방한 저서 "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느림보 학습법" 은 현재도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저는 두 명의 자녀를 둔 엄마이자, 소아정신과 전문의입니다. 저는 >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란 책에서 오늘날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기교육 열풍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 >느림보 학습법<이란 책에서는 늦게 공부를 시작해도 얼마든지 훌륭한 사고력을 지닌 아이,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오늘 저는 학부모 여러분에게 소아정신과 전문의로서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엄마로서 실천한 사실에 바탕하여, 왜 우리 자녀들을 느리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초등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받아쓰기를 굉장히 못했습니다. 받아쓰기 시험에서 선생님이 세 단어를 계속 부르면 아예 받아쓰기를 포기할 정도였습니다. 오죽했으면 우리 어머니 소원이 나의 받아쓰기 성적이 60점을 넘는 것이었을까요. 그런데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받아쓰기 성적이 향상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억지로 학원에 보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닙니다. 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늘어나면서 스스로 글자의 원리를 깨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초등학교 입학 후 받아쓰기를 못한 것이 제가 전공 공부를 하고 현재 위치에 이르는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습니다. 조기교육이 효과가 없는 이유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한글을 익힙니다. 영어와 기본적인 연산능력도 익힌 후에 입학합니다. 초등학생이 되기 전에 학원에서 다 배우는 것이지요. 과연 이것이 바람직한 현상일까요? 저는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아동발달 전문가로서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단언합니다. 흔히 뇌는 만 3살이 되면 다 완성된다고 합니다. 물론 이 무렵에 뇌세포가 활발하게 성장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3살 이전에 뇌의 성장이 모두 완성된다는 이론은 명백하게 틀린 것입니다. 최근의 연구결과, 공부를 잘 하느냐 못하느냐에 가장 중요한 관건인 논리적인 사고능력, 추상적인 사고능력은 5세 미만에는 잘 발달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때는 논리적인 지능보다는 감정이나 본능과 연관된 두뇌 영역이 활발하게 발달할뿐입니다. 이것은 5세 미만 때의 두뇌개발은 아무리 지식을 주입해도 개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진정한 두뇌개발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5살 전후의 아이들은 깊게,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못합니다. 항상 자기 중심적이고 주관적인 사고를 할뿐 문제를 분석하거나 그에 대해 추론하지는 못합니다. 이 무렵 아이들이 "천진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어떤한 계산도 없이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단순한 아이들의 두뇌 활동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이 되면 조금씩 변화하게 됩니다. 그래서 떼 쓰는 것도 늘어나고 변명도 하기 시작합니다. 무얼 하지 말라고 시키면 "왜 그것을 하면 안되나요?"하며 토를 달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부정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키워지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때도 두뇌는 완전히 개발되지는 않습니다. 교실 수업에서도 선생님이 시범을 직접 보여주어야 제대로 따라 합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아직은 덜 발달된 관계로 눈으로 보면서 익혀야 하는 시기인 것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체험학습이 효과가 좋은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또 이 무렵에는 일방적으로 외우는 것을 잘합니다. 구구단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공부를 잘 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오인해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고학년이 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논리적인 두뇌활동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선생님이 직접 시범을 보이지 않고 말로 설명해도 곧잘 따라하게 됩니다. 마구잡이로 외우는 것보다 그 원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어떤 말을 하면 거기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따지기도 합니다. 개구쟁이가 어느 순간에 의젓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매우 자연스런 아동발달 과정입니다. 즉 순리인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많은 지식을 머리 속에 주입하는 것은 별 효과가 없습니다. 일시적으로는 남들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한계가 있으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별 차이가 없게 됩니다. 또 조기교육이 지나칠 경우 더 큰 부작용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관점에서 몇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공부는 부모가 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실력도, 성적도 스스로 깨우치는 가운데 쑥쑥 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자녀 공부를 가르치는 부모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자녀가 4학년 이상만 되면 교과서 수준이 높아져서 엄마가 일일이 자녀의 질문에 해답을 줄 수 없습니다. 심지어 어떤 어머니들은 조기교육에는 열심이다가 이 시기가 되면 엄마 스스로 지쳐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공부는 대학에서 전공을 택한 후 부터입니다. 생각하는 힘을 키운 후에 정말 자기 적성에 맞는 공부를 하게 된다며 누구나 잘 할 수 있으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두뇌도 제대로 개발 안된 입학 전의 아이가 제대로 된 공부를 하기도 전에 힘을 소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나친 조기교육은 자녀의 자아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사람은 자아상이 약합니다. 아주 약한 자아상을 가진 아이에게 억지로 공부를 시키고, 경쟁을 시킨다고 칩시다. 그러면 그 아이는 어떤 심리상태를 가지게 될까요? 처음에 좋은 성적이 나와도 아이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기 힘듭니다. 오히려 다음 시험에서 지금보다 못한 성적이 나오면 어쩌나 하는 초조감이 생길겁니다. 그런 환경에서 건강하고 강한 자아가 만들어질 수는 없습니다. 특히 어릴 때부터 성적을 두고 질책하거나 남과의 비교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너는 어떻게 이것도 못하니?", "너는 어떻게 아무개보다 못해?"라는 말은 절대 입에 담아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자녀가 건강한 자아상을 만들어나가는데 있어 자극이 아니라, 독(毒)이 됩니다. 그런 아이는 오히려 나중에 포기를 잘 하는 아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방적인 통제와 지나친 간섭도 피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도 제 밑으로 동생들이 많았기 때문에 어머니는 제게 일일이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것이 저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즉 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키우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무조건 TV 보지라마 하기 전에… 나의 자녀가 머리 쓰는 것을 싫어하지 않게 하고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즉 자녀가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동기를 많이 부여해주는 것이야말로 훨씬 중요하고 가치있는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녀들에게 좋은 학습도구를 무조건 많이 사주라는 말이 아닙니다. 컴퓨터의 예를 들겠습니다. 컴퓨터 자체가 자녀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지는 못합니다. 컴퓨터는 컴퓨터일뿐이며 아이의 활발한 두뇌활동을 능가할 컴퓨터는 없습니다. 좋은 컴퓨터 사준 걸로 좋은 학습환경을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자녀의 두뇌개발에 컴퓨터가 도움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게임을 아주 많이 합니다. 게임을 많이 한다고 두뇌가 개발될까요? 절대 아닙니다. 아이들이 하는 게임은 단순한 전략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후의 두뇌개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생활의 균형을 흐트려놓습니다. 게임의 경우 하루 1시간 이상은 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저의 아들도 게임을 좋아합니다만, 저는 제 아들이 최대한 절제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1주일간 게임을 아예 못하게 한 적도 있습니다. 물론 일방적으로 지시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텔레비전을 보지 않고 아이와 대화를 더 많이 나누고 토론하는 시간을 늘여, "아 엄마도 동참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텔레비전의 경우도 게임과 마찬가지입니다. 지나치게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아이는 수동적인 아이가 됩니다. 읽기능력도 떨어집니다. 그러므로 텔레비전도 부모와 자녀가 같이 생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함께 시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프로그램에 소개된 내용을 두고 활발한 토론을 벌이는 분위기를 조성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녀들의 생각하는 힘이 키워집니다. 이런 것들이야 말로 집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좋은 학습환경 만들기입니다. I Q 강박증에서 벗어나자 다음은, IQ에 너무 연연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IQ테스트는 원래 지진아와 정상아를 분류하기 위해 생겨난 것입니다. 즉 IQ는 정상아들의 지능 우열을 가리는 객관적인 기준은 되지 못합니다. IQ 100 이상만 되면 누구나 본인 노력과 학습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공부를 잘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병원에는 부모가 보기에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IQ검사를 받으러 오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정밀검사를 해보면 문제가 될 정도로 지능이 떨어지는 아이는 없습니다. 그리고 IQ 110인 학생이 100인 학생보다 머리가 좋다고 단언할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IQ 테스트 결과는 검사를 받는 학생의 육체적인 컨디션이나 검사순간의 기분에 따라 수치가 얼마든지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IQ 테스트를 여러번 받으면 점수는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문제에 익숙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아이의 진정한 지능을 알려면 IQ 테스트로는 부족하며 매우 다양하고 정밀한 테스트가 필요합니다. 물론 IQ가 무의미한 것만은 아닙니다. IQ에서 중요한 것은 수치가 얼마나 높은가가 아니라, 그 아이가 어떤 영역에 유독 강한가 하는, 패턴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논리적인 사고나 추상적인 사고에 강한 아이들은 숫자맞추기 같은 항목보다 토막 짜맞추기 같은 항목에서 좋은 점수가 나옵니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 나중에 성장해서 좀더 어려운 공부를 할 때 남들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사실 IQ보다 중요한 것은 감성지수입니다. 즉 남과 조화를 이루어나가고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입니다. 이것이야말로 21세기 사회활동에서 그 사람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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